[DreamsiC 1월 호] 화이트 콘크리트 - 건축 마감시장에 던지는 새로운 외장마감 트렌드

필자와 친한 형님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집안을 보여주며 해준 이야기가 있다. 결혼을 하고 신혼집에 들어가던 날 치약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면서 형수님께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혹시 평소 사용하는 브랜드의 치약이 있느냐는 질문에 형수님은 의외의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하얀색! 무조건 하얀 걸로 사다줘~”

 

화이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색상이다. 화이트 셔츠와 블라우스는 가장 심플하게 멋을 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며, 화이트 인테리어는 다양한 인테리어 콘셉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콘셉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유명 전자제품 기업의 화이트 가전제품은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방면에서 사랑받는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보기 어려운 영역이 있다. 바로 건축물의 마감 컬러다. 길거리에 나가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면 수십 개의 건축물을 볼 수 있지만 화이트로 마감된 건축물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간혹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진 건축물을 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도장이 떨어져 나가거나 오염이 심한 건축물을 보는 사례가 깔끔한 화이트 건축물을 보는 것보다 훨씬 그 경우의 수가 많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화이트 건축물을 많이 볼 수 없는 이유는 외장마감재의 특성 때문이다. 외장마감재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제품이다. 자외선이나 비, 바람. 그리고 온도의 변화 등에도 큰 영향을 받는 소재는 외장마감재로 사용할 수가 없다. 여기에 ‘가격’의 한계가 더해지니 어쩔 수 없이 가장 안정적인 소재며 나름의 텍스처가 매력적인 ‘돌’이 건축물 외장마감의 주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얀 돌은 건축패널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소재가 아니기에 화이트 건축물을 찾아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소재의 진화에서 시작된다. 

 

2023년, 미콘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을 손꼽으라면 1순위는 당연 화이트 콘크리트 패널이다. 콘크리트는 회색이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콘크리트만 낼 수 있는 자연스럽고 따스한 느낌의 화이트 콘크리트를 건축외장재 시장에 선보이고자 한다. 초고성능콘크리트의 압도적인 성능은 미국 건축외장재 최소성능기준(ASTM C1856)을 훨씬 상회한다. 외장마감재 시장에 디자인을 가미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초고성능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한국, 유럽, 미국 등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콘이 새로운 디자인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이유는 미콘의 UHPC만이 ‘디자인이 고려된’ 모르타르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아니, 처음부터 디자인 제품을 염두해 설계된 소재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화이트 콘크리트’다.

 

초고성능콘크리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콘크리트는 ‘구조체’로 사용이 된다. 콘크리트로 무언가를 만들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장이나 패널 등 다른 마감과정을 거친다는 의미다. 굳이 가격이 오를 여지를 만들 필요가 없기에 화이트 컬러로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만들지 않는다. 미콘은 콘크리트의 디자인적 가능성을 선보이는 기업이기에 화이트 콘크리트는 미콘의 강점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 화이트 솔루션을 건축외장마감시장에 접목시키려 하고 있다.

 

가장 무난한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 형태적으로 큰 변화를 주지 않고도, 비용이 크게 올라가지 않더라도 건축물의 외관에 차별화를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외장마감재를 바꾸는 것이다. 화이트컬러가 깔끔하고 무채색이라 포인트가 되기 어려운 컬러일까? 어두운 배경의 화면에는 하얀색 글씨가 가장 잘 보이는 법이다. 석재패널로 외장마감이 된 건축물 사이에 있는 화이트 콘크리트 건축마감은 가장 도드라지는 건축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