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iC 8월 호] 상상이 콘크리트 오브제가 되는 과정

복숭아를 삶아 먹을 수는 없잖아요!


한 정치인이 어릴 적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복숭아를 삶아먹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야기인 즉슨 동네에 복숭아 나무가 많이 열렸는데 먹을 것이 없다보니 복숭아 열매가 열리면 다 익기도 전에 사람들이 따간다는 것이다. 익지 않아서 생으로는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삶으면 그래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먹는 복숭아였다.

 

모든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간다. 일정 하루하루가 큰 비용으로 이어지며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고 대비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나의 현장에는 수많은 인력과 공정이 투입되고 이 모든 일정은 잘 설계되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급박한 현장의 목소리는 가끔 상담을 할 때 4D의 느낌으로 다가오곤 한다. “네? 3주나 걸린다구요?”

 


콘크리트 오브제를 생산할 때는 다음과 같은 공정을 거친다. ‘몰드설계’ -> ‘몰드제작’ ->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 -> ‘콘크리트 탈형’ -> ‘제품 표면 연삭 및 씰링’ -> ‘포장 및 출고’. 각 공정에 미콘 전문가가 투입되어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업무를 진행한다. 문제는 물리적인 시간이다. 그림 속에 있는 제품을 몰드의 형태로 설계하는데에도, 그 설계된 설계도를 바탕으로 몰드를 깎는데에도, 그리고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양생하는 모든 과정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미콘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생존’에 꼭 필요한 처절한 제품은 아니다. 매슬로우가 말한 인간 욕구의 5단계로 따지자면 가장 상위의 가치라 볼 수 있는 ‘자아실현의욕구’와 가장 닿아있는 제품들이다. 그래서 미콘은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미콘에게 시간은 복숭아가 최고의 당도를 나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 미콘에서 요청하는 제작기간이다. 미콘이 미콘답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매킨토시 컴퓨터가 너무 비싸다는 말에 이렇게 답변을 했다. “필요한 것을 모두 갖춘 컴퓨터 중에 가장 싼 제품입니다.” 미콘도 당당히 외치려 한다. “필요한 공정을 꼼꼼히 거친 콘크리트 제품 중 가장 빠르게 생산되는 기업”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그 시간은 복숭아를 많이 따는 것 보다 최고의 당도를 가진 복숭아만을 맛보게 해주고 싶은 미콘의 작은 욕심일 것이다!